마포구 홍익대학교 근처에 위치한 건물은 서울에서 대학생들이 가장 즐겨 찾는 지역 중에 하나이다. 이 지역은 삼거리포자, KT상상마당, 홍대놀이터 등 유명한 장소성을 획득한 거점 주변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홍익대학교는 주변 연세대학교, 서강대학교와 함께 광역적으로 대학캠퍼스 블록을 형성하고 있으며, 강변북로 등 주변에서 접근이 쉬워 작은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연남동, 망원동, 광흥창 등으로 확장된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자주 임대상가인이 바뀌는 상황에서 건물은 간판을 어떻게 수용하고 도시가로환경에 보여줄 것인가? 또한, 한 개 층을 임대할 수도 있고, 다수의 층을 혹은 전체 건물을 임대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건물 입면은 어떻게 받아 줄 수 있을까? 전통적인 간판이 아니라 보행자들, 고객들과 상호 소통하는 미디어 파사드로 바뀌면 건축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35mm 직경 아연도장된 파이프를 통해 건물외부에 사이니지 레이어를 난간시스템과 통합하여 디자인하였다. 이를 통해 외부에서 일방향적으로 보는 간판이 아니라, 내부 건물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간판의 양방향성, 투명성을 확보하여 도시와 건축공간을 연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간판, 사이니지를 정리하는 게 아니고 최대한 자유롭게 수용하면서 내부 공간과 차단되지 않는 공간적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였다. 옥상에는 다양한 이벤트 사이니지를 트러스에 설치되는 상황을 기대하면서 ‘라이팅 트러스’를 디자인을 통해 축제적 공간을 연출하였다. 임대자들에게 공간활용성을 최대한 제공하고자, 내부 공간은 기둥과 보가 없는 매끈한 공간을 포스트텐션 구조를 통해 실현하였다. 공간브랜딩 Kerb가 기계적 의미와 동시에 욕망, 감정을 분출한다는 의미의 ‘VENT’라는 네이밍을 통해 홍대의 또 하나의 표현의 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